'난타' 천만 이후…이광호 PMC 회장 "중국 진출·제주 호텔 건립"
사진 - 고승민 기자 kkssmm99@newsis.com
이재훈 기자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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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이광호 PMC프로덕션 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홍익대학교 대학로 캠퍼스 교육동 PMC프로덕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02.26.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한국 공연 최초로 누적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한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 이 공연을 제작한 PMC프러덕션은 두 바퀴로 굴러간다. 휘문고 동창인 송승환(58)·이광호(58) 공동회장, 두 사람은 햇수로 올해 설립 20년이 된 PMC프러덕션을 한국 대표 공연제작사로 키웠다.
유명 배우이기도 한 송승환 회장은 주로 대외 활동을 한다. 이광호 회장은 내부 살림꾼이다. 송승환 회장은 이광호 회장을 자신의 아내 말고 또 다른 집사람이라고 지칭한다. 야구에서 배터리 같다. 마음껏 던지는 투수(송승환)와 뭐든지 받을 수 있는 포수(이광호)인 셈이다.
대학로 PMC프러덕션 사무실에서 만난 이광호 회장은 "내가 100번 (미디어에) 노출이 돼봐야 사람들은 전혀 관심이 없다. 누군지도 모른다. 송승환 회장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웃었다. "남편이 돈을 벌어 오면 아내는 살림을 잘 해야 한다. 동업이라는 것이 그렇다.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
이광호 회장은 송승환 회장을 비롯한 다른 공연제작사 대표와 다르다. 송승환 회장을 비롯해 대부분 대표가 예술감독을 겸하는 감성적인 아티스트형 이라면 이광호 회장은 이성적인 실무형이다.
방직회사 전무 출신인 그는 "회사 안쪽 일은 내가 하고 밖에 일은 송 회장이 한다. 송 회장이 미디어에 자주 노출된다고 (많은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질투하면 회사가 망한다"고 웃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이광호 PMC프로덕션 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홍익대학교 대학로 캠퍼스 교육동 PMC프로덕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02.26. kkssmm99@newsis.com 2015-02-26
"20년간 한 번도 안 싸웠다. 송 회장은 크리에이티브한 일을 좋아한다.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는 것에 강하다. 나는 그런 것에 약하다. 만들어진 것을 통해 어떻게 돈을 벌고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는지 구상하는 것이 훨씬 재미있다. 송 회장이 없었으면 공연 사업을 시작하지 않았을 거다."
청운대학교 공연기획경영학과 교수이기도 한 이광호 회장은 올해 안식년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바쁘다. '난타'의 중국 진출, PMC프러덕션의 제주도 호텔 사업 등 챙겨야 할 일이 한가득이다. 그의 책상 옆 벽에는 큼직한 중국 지도와 제주도 지도가 걸렸다.
6월 말 중국 광저우에 '난타' 전용관이 오픈하는 것은 확실시됐다. "번화가에 있는 대형 쇼핑센터 10층에 들어간다. 한창 공사 중인데 광저우 쪽 파트너가 5월까지는 마무리될 거라 했다. 우선 1년 공연하기로 계약했다. 돈을 받고 가는 조건이다. 초기 투자 금액만 80억이 든다. 일 년 내내 손님이 꽉 차도 돈을 벌 수 없다. 길게 보고 있다. 광저우 쪽 파트너와 조인트 벤처를 만들 것을 생각하고 있다."
약 10년 전부터 공연계의 큰손인 CJ E&M 공연사업부문이 탐색 중이고 최근 뮤지컬 '명성황후'·'영웅'의 윤호진 연출이 이끄는 에이콤 인터내셔널이 현지 문을 두드리는 등 공연계에서 '13억 인구' 중국은 화두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이광호 PMC프로덕션 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홍익대학교 대학로 캠퍼스 교육동 PMC프로덕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02.26. kkssmm99@newsis.com 2015-02-26
이광호 대표는 '난타'가 현지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중국 관광객들이 외국여행을 다닐 때 저녁에 공연을 보는 문화가 필요해졌다. 중국 내부도 땅이 워낙 커서 비슷하다. 현지 내를 여행할 때 공연을 본다.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난타'가 제격이다. 드라마와 가요의 영향으로 한류에 대한 관심이 큰데 아직 한국 공연을 많이 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우선 단순하면서도 재미있는 작품을 현지에 가져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난타' 전용관을 시작으로 중국 배우들로 현지 '난타'를 만들고 싶다."
광저우 측 파트너가 PMC프러덕션과 손잡고 '뮤지컬 아카데미'를 현지에 설립하는 것도 구상 중이라고 알렸다. "송승환 회장도 교수(성신여대)고 저도 교수이니 연결할 수 있다."
2013년 1월에 오픈한 태국 방콕 내 '난타' 전용관은 현지 불안정한 정치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PMC프러덕션이 '난타' 이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넌버벌퍼포먼스는 '웨딩'이다. '난타' 못지 않은 작품성이 있지만, "경쟁이 심한 상황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라 (흥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난타'를 해온 PMC프러덕션이라는 맨파워가 있어서 뚝심 있게 선보이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긍정했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이광호 PMC프로덕션 회장이 25일 오후 서울 홍익대학교 대학로 캠퍼스 교육동 PMC프로덕션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5.02.26. kkssmm99@newsis.com 2015-02-26
PMC프러덕션의 뚝심은 꾸준히 창작 뮤지컬을 만들고 있는 부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달고나' '뮤직 인 마이 하트' '젊음의 행진' '대장금' '형제는 용감했다' 등이 좋은 평을 받았다. 27일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랙에서 초연 개막하는 뮤지컬 '난쟁이들'이 차세대 주자다. 동화 '신데렐라' '백설공주' '인어공주'에 상상력을 덧댔다. 현재를 사는 사람들의 심리를 반영한 남자버전의 신데렐라 이야기다. 친숙한 동화 속 주인공을 비튼다. "발상이 재미있는 작품이다. 남들이 하지 않는 발상이 좋다."
이광호 회장이 생각하는 '좋은 작품'은 "예술과 흥행성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둘 중 하나만 좋으면 진정한 의미의 좋은 작품이라 할 수 없다. 너무 예술적으로 치우치면 마니아들만 생기고, 대중적으로 생각하면 저질적으로 갈 수 있다. PMC프러덕션은 어린이 공연을 많이 만드는데 교육적으로도 생각을 많이 한다. 60년 가까이 살아온 사람으로서 아이들 정서에 좋지 않은 작품은 흥행이 되더라도 만들고 싶지 않더라."
PMC프러덕션의 또 다른 주목할 만한 행보는 제주도에 호텔을 짓고 있다는 점이다. "제주도에서 '난타'를 한 지 7년이 됐다. 공연장을 빌려 공연 중인데 불편하지는 않다. 대신 우리는 현금만 있지 고정 자산이 별로 없다. 세트, 창고가 고정 자산 전부다. 현금이 많다고 사업을 잘하는 것이 아니다. 현금이 많으면 계속 무엇을 할지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고 호텔 사업에 진출한다는 것은 아니다. 호텔 옆에 '난타' 공연장을 짓는다. 관객들이 호텔에서 편하게 쉬고 편하게 공연 보고 편하게 제주 관광을 했으면 한다."
이광호 회장은 마지막으로 PMC프러덕션이 세대를 넘겨서도 유지되는 공연 회사가 됐으면 했다. 그래서 "2~3년 안에 주식을 상장할 것을 고민하고 있다. 10년 전쯤에도 할 수 있었는데 미룬 것은 일반 투자자들에게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제는 우리가 20년간 만들어온 회사를 불특정 다수에게 인정받고 싶다"고 바랐다.
"어떤 분들은 PMC프러덕션이 번 돈을 송 회장과 내가 다 나눠 가져가는 것이 아니냐 생각하시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웃음) 내가 상장 회사 출신이라 개인 돈과 회사 돈은 구분한다. 회사가 돈이 있어야 새로운 일에 투자하기도 쉽다. 구멍가게 장사꾼이 되고 싶지 않다. 공연 회사가 기업의 형태로 자리 잡는 걸 보여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