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economy.hankooki.com/lpage/entv/201407/e20140723202600118140.htm
송주희기자 ssong@sed.co.kr
사진 이호재기자
송승환 PMC프러덕션 회장
시장 좁은데 작품 쏟아져 과열
티켓 연말정산 등 정책 지원
출연료 거품 빼 제작비 절감 등 자정 노력도 병행해야
"올해가 최악입니다. 돌파구가 절실합니다."
뮤지컬 제작자이자 전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인 송승환(사진) PMC프러덕션 회장은 인터뷰 시작부터 '한국 뮤지컬시장의 위기'를 강조했다. 몇 년 전부터 시장의 성장규모에 비해 공급(작품 수)이 지나치게 많아 과열됐던 시장에 세월호발 타격이 더해지며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는 게 송 회장의 지적이다. "시장 크기가 커지는 속도에 비해 공급이 지나쳐요. 작품 간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스타 배우를 캐스팅해 전체 제작비가 상승하고 금전문제가 제작자들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거죠." 송 회장은 위기 타개책이 시급하다는 데 깊게 공감하며 다음달 8일 서울뮤지컬 페스티벌(8월4~11일)에서 진행하는 '한국 뮤지컬시장 100분 토론'의 사회를 기꺼이 맡았다.
송 회장은 과열된 한국 뮤지컬시장의 위기를 타개할 돌파구 중 하나로 해외진출을 꼽았다. 내부적으로 시장 자정이 필요하지만 마냥 그 시기를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과열경쟁도 결국 국내 뮤지컬시장이 좁기 때문이에요. 한국 뮤지컬은 일본과 중국에 비해 배우나 스태프의 맨파워가 강하고 특히 중국은 수년 내로 뮤지컬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는 점에서 한국 뮤지컬의 돌파구가 될 수 있어요." 그는 "'김종욱 찾기'의 중국 흥행이 보여주듯 젊은 관객들을 겨냥한 소극장 뮤지컬이 현지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관객 반응에 따라 주요 도시 투어를 하며 장기공연으로 이어가는 전략이 중국에서 주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부 자정을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제작사들의 제작비 절감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정부는 업계가 어려울 때 돈을 쥐어주는 식으로 지원하는데 직접지원은 자생력만 잃게 합니다. 공연티켓에 대한 연말정산 혜택, 라이선스 뮤지컬에 붙는 10% 부가세 감면 등만 실시해도 공연시장이 커질 수 있을 텐데 말이죠." 그는 "관객들이 공연을 보러 올 때 식당이나 카페 등 인근 상권이 활성화되는 것을 고려하면 10% 감면분의 세금은 다른 쪽을 통해 충분히 회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수 부족을 핑계로 미루기만 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출연료를 중심으로 한 제작비 절감 노력에 대해서는 1990년대 한국 영화시장을 예로 들었다. "1990년대 한국 영화배우들의 개런티가 3억~5억원까지 치솟았을 때가 있어요. 이때 배우 안성기가 인터뷰를 통해 '1억원을 넘겨 개런티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고 주요 배우들이 동참하며 제작비 거품을 줄였죠. 뮤지컬시장에서도 배우들이 개런티를 낮추고 창작극에도 출연해 시장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어요. 제작사들도 그런 요구를 적극적으로 해야 하고요."
송 회장은 이 밖에 국공립 극장에서 일정 기간 창작품을 올리는 '스테이지 쿼터제'의 시행과 뮤지컬 전문 창작인력(작가·작곡가) 양성을 위한 아카데미 활성화 등으로 양질의 콘텐츠를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